북한산 요약본 같은 산, 불암산
(산에 담배꽁초는 왜 있는 걸까요?)
상계역 → 깔딱고개 → 불암산 정상(509.6m) → 정암사 하산
🥾 한눈에 보기
- 어디 · 불암산(509.6m), 서울 노원구 — 상계역에서 들머리까지 가깝습니다
- 코스 · 상계역 방면 들머리 → 깔딱고개 → 정상 → 정암사로 하산 (편도 약 2.5km)
- 난이도 · 중. 정상 직전 바위 구간은 밧줄을 잡고 올라야 합니다
- 주차 · 들머리 주차장 있음. 주말은 무료
- 화장실 · 주차장 인근 1곳 + 정암사(약 200m) 1곳, 총 2곳
- 한마디 · 북한산의 축소판. 정상부 바위가 압권 / 담배꽁초는 유독 많았습니다
백운대가 좋긴 했는데, 솔직히 멀고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엔 "집에서 가깝고, 그 맛은 비슷한" 산을 찾다가 불암산을 골랐어요. 상계역에서 가깝고, 높이도 509.6m라 부담이 적어 보였거든요.
다녀온 둘의 감상은 똑같았습니다. "북한산 요약본 같다"는 거였어요. 화강암 바위, 밧줄 구간, 탁 트인 능선까지. 백운대에서 봤던 풍경을 작게 압축해 놓은 느낌이었습니다. 백운대가 아직 부담스러운 분이라면, 불암산이 좋은 예행연습이 될 것 같았어요.

그리고 하나 더. 저희는 지난 백운대 때부터 걸으면서 쓰레기를 줍기 시작했는데요, 이번 불암산에서는 그 봉투가 유독 빨리 찼습니다. 그 얘기는 뒤에서 다시 할게요.
들머리 — 주차장도, 화장실도 넉넉합니다

차로 오시는 분들께 먼저 알려드릴게요. 들머리 쪽에 주차장이 있고, 주말에는 무료입니다. 자리도 그럭저럭 넉넉한 편이었어요.
화장실은 두 곳을 확인했습니다. 하나는 주차장 인근에 있고, 거기서 200m쯤 더 걸어 올라가면 정암사가 나오는데 그곳에 화장실이 하나 더 있습니다. 산에 본격적으로 붙기 전에 정암사 화장실에서 마지막으로 정리하고 가시면 편합니다.
깔딱고개라는 이름값

이름이 정직합니다. 깔딱고개. 정상으로 붙기 전 한 차례 숨이 차오르는 구간이 있는데, 이정표에도 떡하니 "깔딱고개"라고 적혀 있어요. 이름값은 확실히 합니다. 다만 북한산만큼 길고 잔인하진 않아서, 저질체력 부부도 쉬엄쉬엄 넘어갔습니다.
이 산에서 특이하게 느낀 게 하나 있어요. 정상부는 거대한 바위 덩어리인데, 그 바위 위에서 제법 큰 소나무들이 자라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북한산 백운대는 거의 민둥 암봉이라 이런 그림을 못 봤거든요. 바위와 나무가 같이 서 있는 풍경이 묘하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거북바위에서 만난 "대방어"의 정체
정상 가는 길에 거북바위가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진짜 거북이처럼 생겼어요. (두꺼비바위도 있다던데, 저흰 그냥 지나쳤나 봅니다.) 이 거북바위 근처에서 아이스크림이랑 막걸리를 파시는 분이 계셨는데, 여기서 작은 사건이 하나 있었습니다.

올라가는 길에 좌판에 "대방어", "다금바리"라고 큼지막하게 써 있는 걸 봤거든요. 산 위에서 회를 판다고? 신기해서 가까이 가봤더니—

대방어는 큰 멸치, 다금바리는 작은 멸치였습니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막걸리 팔려고 내놓은 무료 안주라고 하시더라고요. 사장님이 어찌나 유쾌하시던지, 이 한 컷이 오늘 산행에서 제일 기억에 남았습니다. 정상 풍경은 다른 산에서도 보지만, 이런 건 불암산에서만 만날 수 있으니까요.
정상 — 줄 잡고 오르는 재미

정상부가 이 산의 압권입니다. 정상 표지석을 보려면 밧줄을 잡고 바위를 올라야 해요.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여기가 백운대보다 더 아찔했습니다. 경사가 제법 가파른 바위를 밧줄 하나에 의지해 올라가야 하거든요.
그래서인지 정상까지 안 올라가고 밑에서 기다리는 분들도 꽤 많았어요. 특히 일행 중 한 분은 아래서 쉬고, 다른 한 분만 올라갔다 오는 경우를 여럿 봤습니다. 저희도 그랬고요. 무리해서 다 올라갈 필요는 없으니, 부담되시면 밑에서 기다리는 것도 충분히 괜찮은 선택입니다.

올라서면 사방이 트입니다. 한쪽으론 노원·상계 일대 아파트 숲이, 다른 쪽으론 멀리 북한산·도봉산 능선까지 보였어요. 돌산이라 그런지 정상부가 깨끗한 것도 좋았습니다.
산에 담배꽁초는 왜 있는 걸까요
지난 백운대 때부터 시작한 일입니다. 거창한 캠페인 같은 건 아니고, 그냥 걷다가 눈에 띄는 쓰레기를 봉투에 주워 담는 정도예요. 처음 북한산에서 해보고 "생각보다 많네" 했는데, 불암산은 그 이상이었습니다.

특히 담배꽁초가 많았어요. 정상부 바위 틈에도, 길가에도 꽤 보였습니다. 돌산이라 더 눈에 띄었는지도 모르겠지만, 북한산보다 확실히 더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제일 의아했던 건 정암사 입구였습니다. 절 입구이긴 하지만, 엄연히 산속이잖아요. 그런데 그 입구에 담배꽁초가 수북했습니다. 하필 절 앞이라 더 그렇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산 — 다른 길로 가려다, 같은 길로
원래는 올라온 길과 다른 길로 내려오려고 했습니다. 그래야 더 많이 보고 글에도 쓸 게 많으니까요. 그런데 내려오다 보니 어느새 올라온 그 길로 다시 걷고 있었습니다. 길치 부부의 한계였죠 ㅎㅎ
나중에 알고 보니 불암산은 등산로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어서, 이정표에 모르는 지명이 잔뜩 나오는 산이더라고요. 처음 가는 사람은 헷갈리기 쉬운 산이라는데… 네, 변명거리가 생겼습니다.

GPS 기록을 보면 올라간 길과 내려온 길이 거의 똑같이 겹쳐 있습니다. 빼도 박도 못 하는 증거네요. 고도 그래프는 거의 완벽한 삼각형이고요. 단순한 코스라 길 잃을 걱정은 없었는데… 길치는 그래도 헷갈립니다.
정리하자면, 불암산은 "북한산은 부담스럽지만 바위산 맛은 보고 싶은 분"께 딱입니다. 거리도 짧고, 주차·화장실도 갖춰져 있고, 정상부 줄타기 재미까지 있으니까요. 거북바위 멸치 사장님은 덤이고요.
다만 봉투 하나는 꼭 챙겨 가시길. 저희는 다음 산에서도 또 주울 생각입니다.
둘이 느릿느릿, 다음 길에서 또 만나요. 🥾
자주 묻는 질문
Q. 불암산 주차장은 유료인가요?
A. 들머리 쪽 주차장이 있고, 주말에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자리도 넉넉한 편이었어요.
Q. 화장실은 어디에 있나요?
A. 두 곳입니다. 주차장 인근에 1곳, 거기서 약 200m 위 정암사에 1곳이 있습니다. 정상 구간에는 화장실이 없으니 올라가기 전에 다녀오세요.
Q. 초보도 정상까지 갈 수 있나요?
A. 정상 직전까지는 갈 수 있습니다. 다만 정상 표지석 구간은 가파른 바위를 밧줄 잡고 올라가야 해서, 백운대보다 더 아찔합니다. 실제로 여기서 안 올라가고 밑에서 기다리는 분들도 많아요. 부담되면 정상 바로 아래까지만 가도 충분합니다.
Q. 북한산이랑 비교하면 어떤가요?
A. 화강암 바위, 밧줄 구간, 탁 트인 능선까지 북한산을 작게 압축한 느낌이었습니다. 전체 난이도는 백운대보다 낮지만, 정상 표지석 직전의 밧줄 구간만큼은 오히려 더 아찔해요. 거리가 짧아 연습 삼아 가기 좋습니다.
Q. 거북바위에서 파는 "대방어"가 진짜 회인가요?
A. 아닙니다 😄 대방어는 큰 멸치, 다금바리는 작은 멸치예요. 막걸리 무료 안주랍니다. 사장님 유머니까 웃으며 즐기시면 됩니다.
오늘도 새로운 길 위에서 · 둘이 느릿느릿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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